현재 가계빚이 사상최대로 불어나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 수요 억제할 것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장이 직접 은행권의 대출 관행 점검을 지시하고 금융감독원도 이달 중 은행 가계대출 현장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가계빚의 증가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금리인상기 발생하는 부동산 시장 경직이나 차주의 이자부담 증가 등 여러 문제를 땜질식으로 해결하려 했던 금융정책도 가계빚 증가의 원인입니다.
실제 최근 수요가 크게 늘며 가계빚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 50년 만기 대출이나 특례보금자리론, 3%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금융당국이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권장했던 상품입니다. 대출 부담을 줄이는 상품을 확대해 놓고 다시 가계부채가 늘자 이를 억제하려는 움직임에 전문가들은 금융정책의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고정형 주담대 가계대출 급증원인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전날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는 3.82~5.88%로 변동금리(4.08~6.05%)와 비교했을 때 상하단이 각각 0.26% 포인트. 0.17% 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은행에서는 변공/고정금리차가 최대 1% 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담대 고정금리는 변동금리에 비해 높게 책정되는데, 은행의 위험 감수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금리 인상에 따른 기준금리 정점론이 대두되면서 변동, 고정금리의 대출 비중을 늘리라는 금융당국의 요구가 계속되자, 은행권은 고정형 주담대 위주로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격차를 벌렸습니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는데,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형 대출금리는 올 들어 최저 3%대까지 하락하며 대출 수요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완화와 함께 만기 50년의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특례보금자리론에도 지난달 말 기준 31조 원이 넘는 신청액이 몰렸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취급 비중은 80.7%로 2020년 3월 이후 약 3년 만에 80%대를 넘어섰습니다. 문제는 잠시 주춤했던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부동산 거래가 다시 늘면서 고정금리 주담대를 위주로 대출 수요가 늘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약 1068조 원으로 전월(1062조 원)과 비교해 6조 원 증가했습니다 불과 한 달 전인 6월에도 한 달 새 주담대 잔액만 7조 원이 늘어 40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습니다.
주담대 수요 급증은 자연스럽게 금리도 올리면서 지난 6월까지만 해도 4대 은행은 3%대 금리의 주담대를 판매했습니다. 그러나 채권금리 상승으로 인해 3% 주담대 상품은 없어졌습니다.
완화 정책 강행
가계빛이 순식간에 급증하자,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관리에 돌입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달부터 10월까지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국내은행들을 대상으로 1) 대출규제 준수여부, 2) 담보가치평가, 소득심사 등 여신심사의 적정성, 3) 가계대출 영업전략, 관리 체계, 4) 고정금리, 분할상환 방식 등 질적구조 개선 관리현황, 5) 가계대출 관련 IT시스템 등을 점검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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